진은영, 월요일에 만나요

Poetry
2023.01.26

안녕 내 사랑, 널 떠나온 후에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어, 라고 말할 수는 없어
나는 금요일 밤의 되돌아오는 피로로
네게 이별을 말했다
월요일엔 널 만나러 갈 거야, 난 중얼거렸지
이 멸망은 새로운 수태고지와는 아무 상관 없다네
천국까지 담뱃가게가 이어지는 거리를 알고 있다고 허풍 떠는 사내처럼

절반쯤 타다 만 담배를
어느 길고 긴 마음의 꽁초를 손쉽게 꺼버렸네

사랑의 하느님이 너무 오래 안식하시는구나
무한 속에서 선잠으로 뒤척이시고
월요일은 오지 않네
내일 아침이면, 결코 만나러 가려는데 따듯한 달걀이 깨졌는데
병아리가 태어나지 않아
노란 고양이들이 울고
비가 오고
사막들은 결코 젖지 않고
툭툭 떨어진 붉은 머루알들이
무슨 요일인지 알 수 없는 어느 저녁의 긴 장화 아래 터지고
구름이 일꾼들처럼 흩어지고
월요일은 없네

마지막으로 끈 담뱃불이 하늘의 짙은 허공에서 반짝, 였네
태초에 화재는 없었네 홍수만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