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은영, 먼 곳에서 온 노라 中

Quote
2022.12.19

나는 내 병을 지독한 구취로 기억한다. 아무리 이를 닦고 샤워해도 그 냄새가 몸에서 떠나질 않았다. 아침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 힘들었고, 화장실까지 걸어가는 일이 불가능하게 느껴졌던 때도 있었다. 스스로에게 잔인하리만치 근면했던 삶의 태도도 그 병 앞에서는 일말의 도움도 되지 않았다.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옷 입고 밖으로 나가는 것만으로도 하루치의 체력과 정신력이 소진되었다. 나는 내 몸의 주인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