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간다
허나 괴로움에 이어서 오는 기쁨을
나는 또한 기억하고 있나니
밤이여 오라 종은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있다
손과 손을 붙들고 마주 대하자
우리들의 팔 밑으로
미끄러운 물결의
영원한 눈길이 지나갈 때
밤이여 오라 종은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있다
흐르는 물결같이 세월은 지나간다
세월은 지나간다
사랑은 지나간다
삶이 느리듯이
희망이 강렬하듯이
밤이여 오라 종은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있다
날이 가고 세월이 가면
흘러간 시간도
사랑도 돌아오지 않고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만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은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있다
* 송재영 번역(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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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른다
우리 사랑을 나는 다시
되새겨야만 하는가
기쁨은 언제나 슬픔 뒤에 왔었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잡고 얼굴 오래 바라보자
우리들의 팔로 엮은
다리 밑으로
끝없는 시선에 지친 물결이야 흐르건 말건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사랑은 가 버린다 흐르는 이 물처럼
사랑은 가 버린다
이처럼 삶은 느린 것이며
이처럼 희망은 난폭한 것인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나날이 지나가고 주일이 지나가고
지나간 시간도
사랑도 돌아오지 않는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른다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