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가 그대의 묘비를 쓰게끔 오래 살지도 모르고,
어쩌면 내가 흙 속에서 썩고 있을 때 그대 살아 있을 것이라.
어쨌든 그대의 기억은 죽음도 빼앗아 가지 못하리라.
내게 속하는 모든 것이 다 잊힌다 해도.
그대의 이름은 이 시에 의하여 영생하리라.
나는 한 번 죽으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끝나지마는
그리고 땅은 나에게 보통 무덤만을 주지만,
그대는 사람들의 눈 속에 누우리라.
그대의 비문은 나의 정다운 시라.
그것은 아직 창조되지 않은 눈들이 읽고,
이 세상에 태어날 혀들이 그대의 이야기를 하리라,
지금 숨을 쉬고 있는 사람들이 죽었을 때에.
그대는 언제나 살리라. 내 붓은 그런 힘 있나니.
숨결이 약동하는 곳, 사람의 입속에서.
셰익스피어, 소네트 81번
Poetry2022.12.19